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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11.12] 관통로 없애고 우회노선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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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 2,294
    • 등록일자 : 2003.11.12
  • 모든 식물들이 저마다 생존의 열쇠를 갖고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희귀식물들은 늘 경이롭다. 내장산의 굴거리나무숲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상록활엽수림은 제주도에서 시작해 해안선을 타고 북상해 서해안 대청도까지 올라와 있다. 하지만 한라산의 해발 1000m지대에서 숲을 이룬 굴거리나무는 해남 두류산과 영암 월출산 등지에 드물게 씨를 퍼트린 뒤 100㎞나 올라와 내륙에서는 유일하게 정읍 내장산에서 가장 큰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금선계곡은 온대 중부 식생인 서어나무, 온대 남부의 대표수종인 이나무 개서어나무 등이 어울려 자라는 낙엽활엽수의 극상단계에 남대성 상록활엽수인 굴거리나무가 뒤섞여 자라는 특이한 식생구조가 빙하기 이후 기온변화를 짐작케해주고 있어 생태학적 가치가 높다.

    만병초로 오해를 받아 수난을 당하기도 하는 굴거리나무의 넓고 두꺼운 잎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스스로 수분을 발산시켜 냉해를 피한다. 겨울이면 비록 잎이 축 쳐져 볼품은 없어지고 수령에 비해 굵기도 빈약하지만 눈이 100㎝나 쌓이고 영하 16도까지 내려가는 내장산에서 이들이 200년 이상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다.

    일찌기 가치를 인정해 천연기념물로 지정은 해놓았지만 관리 당국에서 정작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 지 개념도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당장 삭도를 철거하기가 어렵다면 탐방객들이 반드시 왕복 이용권을 끊어 연자대 전망대까지만 접근하도록 규제하고, 굴거리나무숲을 관통하고 있는 등산로는 폐쇄를 해야 한다. 대신 숲 외곽으로 우회 노선을 개설하되 담압에 의한 토사유실을 방지하도록 나무데크설비를 해 자연관찰로로 활용했으면 한다.

    무너져내리는 등산로 주변에서도 꿋꿋하게 발아해 싹을 틔운 어린 굴거리나무들이 다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국립공원은 유원지가 아니라 자연생태공간이기 때문이다.   오구균 교수/호남대·환경생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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