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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1203]간벌·이식등 상록수림 원형 보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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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 1,900
    • 등록일자 : 2003.12.03

  •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는 난대성 상록활엽수림대에 속하지만 지난 세기 동안 대부분 땔나무와 숯으로 사라져버려 원형이 보존된 숲은 드물다. 보길도는 상록활엽수림이 가장 잘 남아 있는 곳으로 꼽힌다. 그나마 1980년대에 들어 땔감이 연탄과 석유로 바뀌면서 새롭게 자라 나온 어린 숲이다.
    오래된 그루터기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동시에 뻗어 올라와 만들어진 맹아림이기 때문에 줄기가 가늘고 빽빽이 자라서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숲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나눠 쓸 수 없어서 나무의 생장은 물론 생태적 다양성도 떨어진다. 물론, 많은 시간이 흐르면 경쟁에 이긴 몇 그루가 크게 자랄 것이지만, 적극적 간벌로 나무 사이의 공간을 넓혀준다면 숲의 천이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해 생태적 다양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보길도에서도 가장 높은 봉우리인 격자봉 일대와 상수원댐이 들어서 있는 부용리 윤선도 유적지 주변에만 상록활엽수림이 남아 있다. 나머지 대부분 지역은 곰솔이나 리기다소나무 등 침엽수 숲으로 덮여 있다. 이들 지역 역시 원래는 상록활엽수림으로 덮여 있었는데, 대규모 벌채 이후 인위적으로 조림을 해 만들어진 이차림인 것이다.

    남해안 지역은 상록활엽수림의 북방 한계지여서 생육조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자연 복원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일단 파괴돼 소나무 등의 이차림으로 덮여 버리면 원식생을 회복하기 어렵다. 보길도의 이차림 지역에는 군데군데 생육환경이 좋은 지점에 상록활엽수를 수하식재(숲 속에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해 나무를 심는 것) 방법 등으로 원식생의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

    보길도의 상록활엽수림을 잘 보존하고 가꿔간다면, 유전자 자원을 확보하고 생태적 다양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는 고산 유적지와 함께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훤칠하게 자란 상록활엽수림 속을 산책하는 맛은 어디에서나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삶은 자연이라는 바탕 위에 이뤄질 수밖에 없다.

    지난 시대의 파괴적 이용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었지만, 이제 우리는 앞뒤를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됐다. 지속 가능한 건설적 이용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실천해야 할 때다.

    임형탁/전남대 교수(식물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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