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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12.31] 주민·철새 모두 살리는 생태관광지로 조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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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 1,555
    • 등록일자 : 2004.01.01
  • 22년째 주남저수지의 철새를 지켜봐온 연구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특히 지난 1984년 월동하는 가창오리떼의 군무를 처음 확인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이제는 모두 떠나버렸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사실 주남은 인근 우포늪과 같은 천연습지가 아니고,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인공적으로 막아놓은 저수지를 새들이 스스로 모여 서식공간으로 확보한 곳이다. 철새들의 전통적 터전이었던 낙동강하구와 을숙도가 지난 87년 하구둑 완공과 개펄 매립 등으로 위협을 받으면서 피난처로 모여든 것이었다. 더구나 수만~수십만마리가 집단서식하는 가창오리는 예전 월동지인 일본에서 농법 변화로 먹이가 줄면서 개체수가 줄어 이동경로인 우리나라에서도 감소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주남에 정착해 전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나마 주남에서 쫓겨났지만 전체 가창오리 개체수는 전세계의 95%인 30여만마리로 늘어나 해남 고천암호나 금강하구 등 새로운 보금자리를 확보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서산에서 1만8천여마리가 감염돼 떼죽음을 당한 사례에서 보듯, 특정 지역에 너무 많은 집단이 몰려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에는 더욱 불안스럽다. 그런 만큼 주남저수지를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

    이제라도 늦지는 않았다. 주남과 마찬가지로 철새를 환영하지 않았던 서해안 천수만의 주민들이 환경단체와 끈질긴 대화 끝에 ‘철새 기행전’을 열고 ‘기러기 오는 쌀’을 생산하고 있는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주민 주도의 생태관광 성공 가능성을 입증해주고 있다.

    환경부 산림청 창원시 농업기반공사 등 관련 부처에서도 더 이상 주민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주민과 철새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세우고 예산을 확보하도록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우포늪에서 주남을 거쳐 낙동강하구로 이어지는 남해안 철새 도래지가 사라지면 우리나라는 전세계로부터 멸종위기 생물종 보호를 외면한 ‘야만국’으로 낙인 찍히게 된다. 더구나 마지막 남은 최대습지인 새만금마저 매립될 위기에 놓여 있는 지금이다.

    함규황/경남대 교수·조류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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