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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1211][물·환경 그리고 땅] 평화의 댐과 생태계 변화… 논란속 증축공사 현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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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 2,360
    • 등록일자 : 2003.12.11
  • 생태전문가들이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자연은 있는 그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 산 321의 4번지. 불과 16년전만해도 뱃길로나 가볼 수 있는 오지였을 이곳에 거대한 인공구조물이 들어서 있다. 평화의 댐이다. 1987년 북한 금강산댐에 대응해 건설된 평화의 댐은 2002년 5월 금강산댐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미확인 보도에 의해 증축 계획이 세워졌고 1년 넘게 공사가 진행중이다.

    ◇평화의 댐 증축 공사 현장=지난 달 28일 강원도 화천에서 양구방향으로 구불구불 산허리를 잘라 건설된 460호 지방도를 따라 20분가량 산을 오르자 평화의 댐 증축 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댐 공사에 필요한 골재를 채취하는 석산 개발 현장. 계단식으로 잘라진 야산에서 포크레인은 연신 돌을 깨고 있었고 트럭들도 수시로 드나들며 골재를 실어나르고 있었다. 1987년 완공된 평화의댐 1단계 축조공사를 위해 개발된 석산은 모두 두 곳이었지만 이번 증측공사를 위해 한 곳의 석산이 추가 개발됐고 나머지 두 곳도 주변이 더 파헤쳐져 있었다. 석산을 돌아 올라가자 웅장한 평화의 댐이 나타났다. 기존 댐의 높이 80m에다 45m를 더 높이는 증축공사가 지난해 9월 시작된 이래 현재는 27m가 더 높아져 있었다. 평화의댐 건설단 박창운 단장은 “현재 91.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내년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본댐 축조공사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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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축 필요성 논란 여전=공사가 완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증축이 과연 필요했었는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까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환경운동연합은 2004년도 평화의댐 증축 예산 830억원을 삭감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평화의 댐은 북한의 금강산 댐이 붕괴되지 않는다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홍수조절 전용댐”이라면서 “금강산댐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주장은 실현불가능한 극단적인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주장에 따르면 금강산댐이 무너지려면 200년에 한 번 올수 있는 홍수가 일어나 하루 300㎜이상의 폭우가 쏟아지고,북한이 홍수에 대비해 수위 조절 등의 대책을 취하지 않고,댐이 붕괴할 것을 알면서도 북한당국이 방류구를 열지 않는 등의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 한강수자원연구소 최석범 소장은 “금강산댐은 댐 건설비용보다 오히려 발전을 위한 터널 공사와 발전소의 공사비용이 훨씬 많기 때문에 북한이 금강산댐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증축을 결정하기전에 외국기술용역단에 의해서라도 금강산댐의 부실 여부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했어야했다”고 아쉬워했다.

    건설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측은 평화의 댐이 금강산댐이 붕괴될 경우에만 필요한 ‘일회용’ 댐이라는 사실은 인정하고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북한이 임의로 댐을 붕괴시키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자연재해로 인해 댐이 붕괴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올수 있다”면서 “평화의 댐은 당장 필요없다고 해도 만의 하나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측은 99년 대홍수를 예로 들며 평화의 댐이 ‘효자댐’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건설현장의 한 관계자는 “평소 평화의 댐은 비어있지만 99년 8월에는 폭우가 내려 댐 수위가 203m까지 올라간 적이 있었다”면서 “만일 그때 평화의 댐이 없었다면 화천군과 하류지역은 완전히 물에 잠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화의 댐과 자연 그리고 인간=댐이 건설되기전 평화의 댐 인근지역은 사람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었다. 때문에 동물과 식물들의 낙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1차 공사가 끝나고 2차 증측 공사가 시작된 이후 이 곳의 자연생태계에는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천연기념물 190호인 황쏘가리와 259호인 어름치는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종이었지만 댐 공사로 인한 토사 유출과 수량 감소에 따라 자취를 감췄버렸다. 어류 뿐만이 아니라 포유류인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과 217호 산양도 마찬가지다. 생태전문가로 양구군청에서 근무하는 주광영 박사는 “댐 건설로 인해 서식지가 단절되면서 수달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면서 “설사 생존해 있다해도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근친교배가 불가피해 유전적 변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 박사는 또 “평화의 댐 건설지 일대에는 상당수의 산양도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음에 민감한 산양이 공사장 소음을 견딜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의 댐은 하류 파로호 인근 주민들의 생계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2001년 11월 수자원공사는 북한 금강산댐 붕괴에 대비,화천댐 수문 보수공사를 한다며 파로호 물의 60% 가량을 빼냈고 이후 수문 보수공사가 완료된 후에도 평화의 댐 증축공사가 완공될때까지 파로호를 비워두기로 했다. 이로인해 파로호에서 생업을 이어가던 어민과 상인들은 살 길이 막막해졌다. 댐 아래 마을인 동촌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화순(68·여)씨는 “예전같으면 관광객에 치여 눈코뜰 새 없이 바뻤을텐데 장사를 하지 못한지 2년이 넘었다”면서 “최근에 보상비가 나왔지만 장사를 했으면 벌었을 수입의 3분의1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수자원공사측은 물고기들의 산란기인 내년 5∼6월까지는 파로호의 물을 다시 채우고 5년간 10억의 예산을 화천군에 지원,파로호에 붕어 잉어 등 토속 어종을 1년에 20만마리 이상 방류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물을 다시 채운다하더라도 한 번 훼손된 생태계가 다시 복원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0년째 파로호에서 물고기를 잡아 왔다는 차기복(65)씨는 “치어들을 쏟아 부으면 3년정도 지나 물고기를 다시 잡을 수는 있겠지만 예전 그대로의 파로호를 다시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혀를 찼다.

    화천=맹경환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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