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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기고] 자원순환은 지속가능한 미래
  • 등록자명
    환경부
  • 조회수
    3,751
  • 등록일자
    2017-09-05

[국민일보 특별기고, 2017.09.05]

자원순환은 지속가능한 미래

2015년 개최됐던 제70차 유엔총회는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유엔 지속가능 발전 목표를 채택한 바 있다.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된 17개의 중점 목표는 국제사회가 함께 지향해야 할 인류의 전향적 행동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 12번째 목표인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 양식의 보장'은 천연자원의 지속가능한 접근과 이용을 통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인간이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소비와 생산 활동은 국제사회가 지향하는 목표에 얼마나 부응할까. 일상에서 접하는 일회용 컵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260억개, 하루 평균 7000만개의 일회용 컵이 소비된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일회용 컵은 대부분 다른 쓰레기들과 뒤섞인 상태여서 재활용되지 못한다. 땅에 묻힌 플라스틱은 분해되는 데 50년 이상 걸리며 일부는 바다로 떠내려가 쓰레기 섬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1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지만 폐기물 발생량도 매우 많은 편이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폐기물은 2015년 기준 1억5000만t에 달하는데, 최근 10년간 37% 늘었고 단위면적당으로 OECD 국가 중 4번째다. 에너지의 97%와 광물자원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니 결코 지속가능한 자원이용 구조라 할 수 없다. 국토가 수용할 수 있는 폐기물 양에는 한계가 있어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많은 곳에서 쓰레기 문제와 이로 인한 2차 환경오염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쓰레기 종량제,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등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매립되는 쓰레기를 9%로 낮추고 재활용률을 84%까지 높이는 등 성과를 거뒀지만 폐기물의 근본적 감축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 또다른 현실이다. 제품의 생산부터 소비와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종합적 검토를 통해 보다 지속가능한 자원이용 구조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의 생산·소비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며, 이는 정부·기업·국민이 협력해야만 가능하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경제사회로 대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자원순환 성과관리제를 도입해 기업들이 순환이용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고 매년 이행 실적을 평가할 계획이다. 또 매립·소각되는 폐기물에는 폐기물처분부담금을 부과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적극 재활용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제품에 대한 순환 이용성 평가제도도 시행, 제조 단계에서 재질이나 구조가 재활용이 편하도록 함으로써 친환경 설계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제도 도입과 시행에 앞서 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실천이다. 최근 지속가능한 소비의 신개념으로 사전 재활용이라는 의미의 '프리사이클링(Precycling)'이 주목받는다. 이는 단순히 발생한 폐기물을 재활용(Recycling)하는 것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재활용해야 할 폐기물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포장을 최소화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소비 방식을 뜻한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프리사이클링을 실천하는 매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과일, 곡물, 식품 등을 고객들이 각자 챙겨온 바구니에 담는 방식으로 포장지 없이 판매한다. 원하는 만큼만 담기 때문에 불필요한 구매도 줄일 수 있다.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이다. 미래 세대와 자원을 나눠 쓴다는 취지에서 자원을 절약하고, 사용한 자원은 순환 이용될 수 있도록 환경 친화적인 생산과 소비문화를 확산해 나가기 위해 기념일로 지정됐다. 우리 모두에게는 한정된 자원을 미래 세대와 더불어 사용하고 쓰레기로부터 자유로운 깨끗한 지구를 후세에 물려줄 책임이 있다. '자원순환의 날'이 일회용 컵과 같이 너무 쉽게 사용하고 버려왔던 소중한 자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


원문보기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10407&code=11171314&sid1=c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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