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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기고] 감사의 마음을 함께하는 추석
  • 등록자명
    환경부
  • 조회수
    2,483
  • 등록일자
    2017-10-10

[매일경제 오피니언, 2017.09.30]

감사의 마음을 함께하는 추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추석은 오곡백과가 탐스럽게 익어 일 년 중 가장 먹을 것이 풍족한 시기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옛날에는 제철 과일을 비롯해 햅쌀로 빚은 송편 등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준비해 이웃 간에 나눠 먹으며 따뜻한 정을 나눴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고 먹거리가 풍족해지면서 추석 음식은 우리들에게 골칫거리가 되기도 한다. 많은 음식을 먹은 명절 직후 다이어트 요령을 검색하거나, 먹지 못해 버려진 음식물쓰레기의 처리로 주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기사를 때마다 흔히 접하곤 한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음식물쓰레기의 발생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실시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관련 여론조사 결과, 음식을 소중히 여기는 의식이 사라짐(32.5%), 푸짐한 상차림 등 음식문화 특성(31.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외식으로 가정 내 음식이 상하는 경우(15.8%)는 세 번째로 나타났다. 언제든지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음식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고 쉽게 버리는 문화가 퍼져버린 것 같아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매년 500만t 이상의 음식물쓰레기가 나오고 있다.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악취, 수질 및 토양 오염 등 다양한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가정에서 노력을 기울여 분리 배출한 음식물쓰레기의 90.4%를 사료, 퇴비, 바이오가스 등으로 자원화하고 있지만, 그 처리과정에 투입되는 비용은 8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미세먼지 관련 예산의 5배이자 석면피해구제기금의 50배에 해당한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려는 우리의 노력으로 온 국민의 환경권 보장이란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버려진 음식물쓰레기를 잘 처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음식물쓰레기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실천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구입한 과일이나 채소는 장 본 직후 바로 손질해서 한 끼에 먹을 수 있는 양으로 나누어 보관해보자. 자칫 버려지기 쉬운 소중한 식량자원을 아낄 수 있다. 매주 하루를 냉장고 정리의 날로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냉장고 구석에 놓여있던 반찬이 온 가족의 훌륭한 한 끼 식사로 화려하게 변신할 것이다.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채소를 모두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요리 후 남은 자투리 재료를 한곳에 모아 놓으면, 다음 조리 시 편리하고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국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위해 남은 음식재료로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자투리 레시피'를 누리집에 소개하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명절에 많이 발생하는 자투리 재료를 이용하여 가족의 건강도 챙기고 환경도 지킬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보자. 후식으로 견과류와 명절에 남은 찬밥을 이용한 누룽지 강정은 어떨까? 먼저 호두, 잣, 밤과 잘게 부순 누룽지를 약한 불로 볶는다. 그 후 식용유와 설탕을 섞고 졸여 만든 소스에 넣어 센 불로 볶으면 손쉽게 고소하고 달콤한 누룽지 강정을 만들 수 있다.

지난 9월 1일 환경부는 '국민과 함께 여는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비전 아래 새로운 목표 중 하나로 '지속가능한 경제·사회로 전환'을 제시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리는 친환경 생산·소비문화를 실천하고 확산시켜야 한다.

환경부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음식문화개선 홍보와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학교,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실천프로그램을 알리고 누구나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지자체·민간단체와 협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한 해의 풍년을 기념하고 함께 정(情)을 나누는 추석의 또 다른 의미는 '감사'이다. 추석의 의미를 되새기고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면 더 즐거운 명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추석은 우리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한 사람들과 우리가 버린 음식물쓰레기를 치우느라 고생한 이들을 생각해보자. 보름달처럼 넉넉하게 이웃에 대한 감사와 배려의 마음이 넘치고, 모두가 환경가족임을 깨닫는 추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


원문보기 :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65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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