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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인터뷰] 중국에 미세먼지 책임 묻기보다 서로 머리 맞대야
  • 등록자명
    환경부
  • 조회수
    1,662
  • 등록일자
    2018-01-25

[한국일보, 2018.01.25]

중국에 미세먼지 책임 묻기보다 서로 머리 맞대야

"중국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더 좋은 미세먼지 처리 방법이 생길까요?"

매일 미세먼지에 몸살을 앓는 시민들로선 중국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많게는 80%까지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을 제공하는데, 그런 중국을 향해 아무런 대응을 못하는 정부가 더 원망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미세먼지 대응을 총괄하고 있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그런 지적에 고개를 내저었다. 김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런다고 미세먼지 해결 방법이 생기지 않는다"며 "그보다는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도와주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시장 특별명령으로 차량 의무 2부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김 장관은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 중국 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 중국과 협력강화를 언급하고 있는데 가시적 진행상황이 있나.

"중국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더 좋은 처리 방법이 생기지 않을 거다. 중요한 건 우리 국민의 오염 노출을 줄이는 것 아니겠나. 사실 베이징의 대기오염 규제는 한국보다 훨씬 강하다. 중국이 대기오염 개선 목표를 설정할 때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는 게 낫다. 중국과 가능한 빨리 환경협력센터를 만들기 위해 논의 중이며 빠르면 올 여름쯤 설치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집중적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실증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김 장관은 이와 관련, 24일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양극 정상이 미세먼지 분야 협력에 대한 의지를 담은 공동선언을 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국내 미세먼지 오염 가운데 중국 비중에 대한 연구도 발표기관에 따라 제각각이다. 또 2015년 중국과 협약 당시 중국 자료는 예·경보에만 활용하기로 했는데.

"일반적으로 국내 미세먼지 가운데 평상시 중국 등 해외에서 발생한 비중은 30~50%, 고농도 시에는 60~80%에 이른다는 수치는 나와 있다. 서로 수치가 다르거나 범위가 다양한 것은 동일한 조건에서 측정하지 않기 때문이지 신뢰의 문제는 아니다. 또 중국 자료 공개 시점은 연구를 통해 누구나 결과에 동의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상저감조치 때 차량 2부제를 의무화하는 특별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법 시행령 개정을 요구했는데.

"지자체에서 오염 기준을 완화해 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문제 삼지만 최소한의 기준보다 강화해 대응하는 것은 환영하고 권장할 일이다. 정확한 법적 근거를 만들어 지자체가 강화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수도권 비상저감조치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많다.

"미세먼지 문제는 산업혁명 이후 생산·소비 방식에 따른 결과다. 하루 아침에 비상저감조치 등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보는 접근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 설악 케이블카 사업, 흑산도 공항 개발에 대한 입장은.

"환경부의 원칙은 보전해야 하는 지역은 우선 보전해야 한다는 거다. 국내에서 케이블카 사업이 성공을 거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흑산도 역시 우리나라 조류 70%가 통과하는 핵심지역이다. 국립공원은 생태계 보전을 위한 대표지역으로 책임지고 보존할 의무가 있다."

- 주한미군기지 토양 오염 관련 진행되고 있는 조치가 있나.

"원칙은 법적으로 비밀을 보장해야 하는 것 이외에는 모든 정보를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의 경우 2월 중 주민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정화방안에 대해 지역주민들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미군 부대 정보는 공개하지 않은 건 없지만 반환 되기 전 조사할 부분은 많이 남아 있다. 조사 여부는 국방과 외교 분야에서 미국과 합의해야 할 부분이다."

- 환경범죄에 대해 그간 처벌이 미약했다는 지적이 있다.

"환경범죄에 대한 처벌을 논하기 이전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환경보다는 경제성장, 기업들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다. 환경 범죄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려면 우리 사회가 먼저 성장보다는 환경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 재임 중 꼭 이루고 싶은 부분은.

"환경 문제는 환경부만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른 부처, 국민들이 함께 고려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국민들은 환경 문제에 대한 피해자지만 오염을 일으키는 가해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각자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고 오염 배출 저감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지속가능지표를 정비해 국가지표로 정착시키고 정책의 전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이 고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원문보기 : http://hankookilbo.com/v/aec5e1ef509a46e795cd1e40d079c69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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