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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일보 기고] 다시 떠올리는 침묵의 봄
    • 등록자명 : 박준영
    • 조회수 : 1,572
    • 등록일자 : 2018.06.05
  • 1962년 미국의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펴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살충제 남용이 초래한 가공할 환경 파괴와 그 피해가
    인류에게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을 경고했다. 이 책의 울림은 컸다.
    전 세계적 환경운동을 촉발했고 미국이 1969년 '국가환경정책법'을
    제정하고 유엔이 1972년 매년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제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책이 출간된 지 50여 년이 흐른 지금도 그녀의 경고는 섬뜩하다.
    '살충제'를 '플라스틱'으로 치환하면 경고의 대상이 오늘날의 우리인 것만
    같기 때문이 다. 우리는 장난감, 자동차, 피복 등 요람에서 무덤까지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사회에 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은 98.2㎏이며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컵만
    한 해 260억 개에 이른다.

    플라스틱이 널리 사용된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무궁무진한 활용성에 있다.
    플라스틱은 '생각한 그대로 만들다'라는 뜻인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
    (plastikos)에서 유래된 용어다. 그만큼 가공성이 뛰어나다. 금속보다
    가볍고 썩거나 녹슬지 않으며 내구성도 높다. 이러한 장점으로 19세기에
    등장한 초기 플라스틱은 상아를 대체하면서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당구공,
    빗, 피아노 등이 대중화했다. 코끼리도 멸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플라스틱 대량소비시대가 열리면서 플라스틱은 환경의 골칫덩이가 됐다.
    플라스틱은 재활용이나 소각 등 적절한 방법으로 처리되지 못하면 산과 바다를
    떠돌며 생태계를 파괴한다. 올 2월에는 스페인 남부 해안에서 29㎏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어 폐사한 향유고래가 발견됐다. 그동안 정부는 플라스틱 등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쓰레기 종량제,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매립되는 쓰레기를 9%로 낮추고
    재활용률을 84%까지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 폐비닐 수거중단
    사태에서 보듯 플라스틱 생산에서부터 소비와 폐기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 도입과 시행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참여와
    실천이다. 자원순환사회의 기본 원칙은 3R이다. 3R은 '쓰레기를 감량하고(Reduce),
    생산품을 재사용하고(Reuse), 발생된 폐기물은 재활용하는(Recycle) 3가지
    원칙을 말한다. 하지만 재사용과 재활용보다 감량(Reduce)이 궁극적 환경보호
    방법이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비닐봉지 소비량은 420장으 로 4장을 쓰는
    핀란드보다 100배나 많다는 사실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6월 5일은 '환경의 날'이다. 50여 년 전 '침묵의 봄'의 역사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침묵의 봄'은 살충제 남용으로 생태계가 파괴되어 봄이
    왔음에도 새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아픈 역사다. 이러한 역사가 플라스틱으로 인해
    되풀이되지 말란 법이 없다. 우리가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한 만큼 봄에 들리는
    새들의 싱그러운 지저귐은 더욱 풍성하고 또렷하게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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