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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02.04] 배설물을 자연으로…친환경화장실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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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 1,951
    • 등록일자 : 2004.02.04
  • 예전엔 똥떡이란 것이 있었다. 뒷간에서 아이들이 빠지기 일쑤였던 그 시절, 뒷간 귀신의 액땜용으로 떡을 만들어 마을사람들과 나누어 먹던 떡이란다. ‘뒷간’하면 아직도 구릿구릿하고 약간은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것도 아마 이러한 이야기에서 비롯된 듯하다.
    불과 20~30년 전 대부분 재래식변소를 사용했던 우리는 어느덧 수세식 화장실에 익숙해져 있다. 손가락으로 누르기만 하면 깨끗이 씻겨나가는 그 편리함에 어느덧 화장실은 응접실만큼이나 화려해져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우리들이 깨끗하고 화려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동안 어느덧 자연은 심한 몸살을 앓게 되었다. 화장실에서 깨끗하게 씻겨진 분뇨는 정화조에서 몇 단계의 정화과정을 거치지만 질산과 인 성분은 제대로 정화가 안되어 하천으로 흘러들어서 주요 오염원이 되고 있다. 하천은 부영양화되어 물고기가 살 수 없을 뿐 아니라 토양과 지하수까지 오염시키게 되고, 그렇게 오염된 하천에서 우리는 또 물을 얻는다.

    이와 비교하면 옛날 우리네 변소들은 비록 춥고 냄새나는 불편한 곳이었지만 그 아래에서는 수많은 미생물에 의해 자연으로 돌아갈 훌륭한 거름을 만드는 곳이었다. 요즘 선진 외국에서는 옛날 우리네 변소와 비슷한 자연발효 화장실을 가정 안에도 설치하고 있다. 세정시 물이 필요 없는 자연발효 화장실은 미생물을 이용해 대·소변을 먹이로 취하면서 완전 발효시켜 이를 흙으로 되돌리므로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는 건축방법이다. 다만 자연발효화장실은 미생물 분해시 산소의 공급이 필요하므로 발효화장실 내부에 공기의 강제순환과 흡입을 위한 공기공급용 관이 설치되어야 한다. 여기에 발효를 돕기 위한 통기성 매질로 낙엽이나 볏짚, 왕겨, 굵은 톱밥 등 흡습성이 높고 잘 부풀며 썩을 수 있는 소재를 넣고 음식물 찌꺼기 등도 함께 발효시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체 배설물에 들어 있는 병원균이나 바이러스는 죽는다.

    자연에서 난 모든 것은 자연의 힘을 빌려 자연으로 돌아갈 때에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똥도 마찬가지다. 물로 쓸어버려 한곳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숨쉬고 썩어져 흙으로 되돌려질 때에 건강해지는 것이다. 여기에 발달된 기술이 옛날의 불편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태구/세명대 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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