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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0114]공단 한가운데 20만㎡ ‘새들의 오아시스’도 쓰레기장으로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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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 1,841
    • 등록일자 : 2004.01.14
  • 공단 한가운데 20만㎡ ‘새들의 오아시스’도 쓰레기장으로 팔린다




    △ 부산 녹산공단의 폐기물처리장 예정 터에서 알락오리 흰죽지오리 등 겨울 철새 수천마리가 조만간 매립으로 호수가 사라질 위기도 모른 채 한가로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낮게 내려앉은 잿빛 하늘, 쉴 새 없이 오가는 대형 화물차의 행렬, 360도 둘러봐도 녹색 한뼘 보이지 않는 콘크리트와 철골 건물의 숲, 그 곳에 동화처럼 평화로운 ‘새들의 오아시스’가 있을 줄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지난달 하순, 한국 제1의 산업도시 부산에서도 가장 많은 공장이 밀집해있는 녹산국가산업단지와 신호지방산업단지의 한가운데에서 수천마리의 물새들이 한가로이 유영을 하거나 날개를 펼쳐 공장 위를 오가는 경이로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지난 1987년 낙동강 하구둑이 막힌 이후 대대적으로 추진된 개펄매립사업에 따라 96년 조성된 녹산단지에서 마지막 남은 매립예정지(20만㎡)인 이 ‘이름없는 호수’는 애초 습지였던 까닭에 자연스럽게 물이 고여 생겨난 인공과 자연의 합작품인 셈이었다.

    부산녹색연합의 조사로는, 겨울이면 희귀 청머리오리를 비롯해 가마우지 흰죽지오리 물닭 홍머리오리 알락오리 등 오리류들이 떼지어 오고 봄·가을에는 도요새들이 쉬어 가며 백로 해오라기 등 여름새들도 볼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 환경부의 멸종위기·희귀조류 실태조사를 위해 이 호수를 답사한 김진한 박사(국립환경연구원)는 “주변에 공장들이 즐비하지만 인적은 드물어 조용한 편이고 바닷바람도 막아주며 면적도 집단생활을 하는 오리류에게 넉넉한 데다 늘 그리 깊지 않을 정도로 물이 고여 있는 등 매우 이상적인 서식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동안 방치돼왔던 호수는 녹산공단에 입주해있는 조선기자재 신발 도금 염색 피혁 등 722개 업체의 산업쓰레기와 배후 주거단지 50만평 2만여명이 배출하는 생활쓰레기를 처리하는 폐기물매립시설 예정지로 조만간 팔려 사라질 운명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현재 한 민간업체의 신청을 받아 220억원에 매각절차를 진행중이며 이달중으로 입주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터를 조성한 부산토지개발공사쪽은 “공단 조성 당시 2005년까지 의무적으로 자체 폐기물매립시설을 갖추도록 이미 허가가 난 데다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호수의 매립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은 “삭막하기 그지 없는 공단에 자연의 위대한 복원력을 상징하듯 새들이 오아시스를 만들어놓았는데 또다시 빼앗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며 “매립지의 원주민인 새들에게도 최소한의 생존공간을 보상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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