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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01.12] 서울대 원전센터 강창순 교수
  •     등록자명 :     조회수 : 1,251     등록일자 : 2004.01.12        
  • 만난 사람 = 이하경 논설위원 서울대 교수 63명이 지난주 서울대 관악산 부지에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원전센터)을 유치하자고 제안했다. 원전센터 건설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지난 18년 동안 갈 곳을 못 찾고 표류해온 대표적인 국책사업이다. ''지성인 집단의 양심적 결단''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환경단체는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논란의 핵심은 ''과연 원전센터가 안전한가''에 맞춰져 있다. 건의문을 작성하는 등 유치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강창순 교수를 만났다. -어려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건의문을 낭독할 때 울먹이기도 했는데 우선 그동안의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이 논의는 굉장히 짧은 기간에 이뤄졌어요. 부안사태를 보고 걱정을 하던 황우석(수의학과).오연천(행정대학원장)교수가 점심식사 중 ''그럼 관악산은 어떠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당시 저는 출장가 있었지요. 건의문 발표 나흘 전 제가 돌아오자 黃교수가 상의해 오더군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더니 ''그럼 건의문을 써달라''고 부탁하더군요. 그래서 밤새워 건의문을 작성했어요. 그리고 셋이서 다른 교수들에게 의견을 물어봤지요. 의외로 반응이 좋더군요. 신이 나서 연락을 하다 보니 60여명으로 늘었습니다." -정운찬 총장에게 건의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鄭총장의 반응이 어떠했습니까. "''적극적으로 한번 해보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검토위원회나 추진위원회를 만들 것을 부탁드렸지요." -부안 원전센터 건설계획은 1년여 동안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후유증을 남긴 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다고 보십니까. "첫째는 국책사업을 해결하는 대화 시스템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책사업의 주체는 정부.지방자치단체.지역주민.사업자입니다. 갈등이 있다면 이들이 마주 앉아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해요. 영국.캐나다.미국 등 선진국에는 제도가 잘 돼있어요. 영국에서는 판사를 책임자로 임명하고 위원회를 꾸리게 합니다. 이 안에서 각 주체가 충분한 토의를 거치고 최종 결정은 판사가 내리죠. 법정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이런 시스템이 없어요. 둘째는 제5의 인자가 문제예요. 환경단체와 종교단체들이죠. 이들이 너무 강력하게 ''반대를 위한 반대''를 외치기 때문에 어떤 대화도 하지 못합니다." -건의문 발표를 계기로 환경론자.반핵론자와 공개 토론을 할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미국 등 외국을 가보면 환경론자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핵심을 정확하게 집어내 추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환경론자들은 전문성이 부족하고, 토론을 제의해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들도 이제는 정당하게 자기 주장을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국민이 보는 앞에서 대화하고, 환경론자들이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시설에 함께 가서 검증하는 등의 절차는 여전히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교수와 교직원.학생을 설득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서울대 교수들은 지금까지 국가적 혜택을 많이 받아 왔습니다. 그러고도 ''우리 집안에 나쁜 것 들인다''고 반대한다면 님비 집단으로 비난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학생들도 많은 교수들이 따라가면 교수들의 의견을 따르리라 봅니다."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거셉니다. 직접 설득에 나설 용의가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기술적인 측면은 제가 설득하고, 환경전공 교수들이 환경단체를 설득하는 식으로 노력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굉장히 클 겁니다. 각 분야의 권위있는 전문가들을 이용하는 거죠. 이건 교수들이 우리 집안에 들여 놓겠다고 하는 셈이니 주민들도 너무 반대하면 국민으로부터 비난받을 수 있습니다." -처음 위도에 건설하려 했던 규모의 시설이 들어가기에는 관악산이 좁지 않을까요. "관악산으로 충분합니다. 부지가 모자라면 자꾸 밑으로 파내려가면 되죠. 동굴을 파는 데는 우리나라만큼 기술이 발달한 데가 없습니다. 이미 바위에 굴을 뚫어 석유를 비축하고 있지 않습니까." -건의문에서 원전센터의 안전성을 확신했습니다. 관악산에 대한 지질학적 연구는 30년 전 군사시설을 설치할 때 이뤄진 게 전부 아닙니까. 그런데도 안전을 장담할 수 있습니까. "내가 안전하다고 한 것은 경험에 의한 것입니다. 사실 안전성은 정확한 부지조사를 해야 알 수 있어요. 활성단층이 있는지 등을 알아봐야 합니다. 부적합 판정이 나면 통과될 수 없겠지만 내가 보기에 관악산은 기준을 통과할 것입니다." -그동안 원전센터 부지로는 위도나 안면도 등 섬이 고려됐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유치한다고 하니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게 아닙니까. "원전센터를 섬에 지으려던 것은 폐기물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반도 국가의 특성상 핵발전소가 해안에 많이 있어 자연히 원전센터도 임해지역을 이용하려는 겁니다. 외국에서도 임해지역에 원전센터를 많이 짓지만 내륙에도 많이 있습니다." -이번 제안처럼 세계적으로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 한자락에 원전센터를 유치한 전례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우리가 시작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셔널할 겁니다." -현행 원자력법의 ''원자로 시설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원자로 시설은 인구밀집 지역으로부터 떨어져 위치해야 하며 폐기물의 수송.운반 등이 용이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관악구의 경우 인구 밀집도가 ㎢당 1만7천명으로 높은 편이며 울진 등 지방소재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인천항까지 해상으로 운반, 다시 차량으로 도심을 관통해야 하는 등 운송조건이 나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구 밀집지역은 피하는 게 당연히 좋지요. 그만큼 안전성 검토와 설계에 만전을 기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지금 서울대 관악산부지가 인구나 비용 면에서 최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무도 떠맡으려 하지 않는 시설이니 부지조사에서 적합하다고 판정되면 서울대에 짓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관악산 내부는 인구밀집 지역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수송.운반도 문제될 게 없습니다. 지금도 병원이나 연구소에서 나온 폐기물을 드럼통에 넣어 대구 원자력연구소 저장소까지 운반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로 가지만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육로 운송이 해로 운송보다 많습니다." -1958년 소련의 핵 폐기장에서 폐기물 보관 탱크가 폭발해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고, 미국에서는 6개 중저준위 핵 폐기장 중 3곳이 방사능 누출로 폐쇄됐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안전성을 확신할 수 있습니까. "지난 50, 60년대만 해도 원자력을 다룰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소련밖에 없었고, 사람들이 방사능에 대한 해를 잘 몰랐어요. 심지어 ''좀 노출되면 어떠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70년대 이후에는 이런 무지가 사라지면서 방사능 관리가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폐기물은 제도적 기관을 정해 관리만 한다면 걱정할 문제가 아니에요." -폐기물 중 일부는 5만년 동안 방사능을 방출하지만 미국이 8년 동안 17억달러를 들여 개발한 핵 드럼통 강철 용기조차도 수명이 1만년에 불과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결국 핵 폐기물은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는 제어 불가능한 것 아닌가요. "고준위 폐기물 문제는 여러 방법으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매번 더 나은 방법이 연구되고 있어요. 과학자들은 부지특성을 연구하고 물이 침투했을 때, 외부인인 침입했을 때 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를 짜 안전성을 예상합니다." -과학기술의 차원을 떠나 인문사회적 환경, 즉 사회의 변동도 안전을 위협하는 변수가 아닙니까. 우리 원전센터가 다룰 중저준위 폐기물의 관리 기간은 3백년입니다.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그 기간 안에 전쟁 등으로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수도 서울에 건설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얘기하는 것은 제도적 관리기관을 만들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입니다. 전쟁 등에는 시나리오를 짜 대비합니다. 모든 가능한 상황에 따른 영향력을 다 고려해 안전성 분석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완전히 독립적인 기관에 다시 점검하도록 합니다. 그래도 무방하다고 생각되면 허가를 하는 겁니다. 그 전에는 건설을 할 수가 없지요." -원자핵공학과의 다른 교수들은 서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안전성에 대한 견해가 달라서 그런 것 아닙니까. "전공 교수들이 대거 나서면 ''밥그릇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기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겠습니까." -환경론자들은 폐기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아예 핵 대신 대안 에너지를 활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풍력과 태양력 발전으로는 아무리 잘해야 전력 수요의 5%도 채울 수 없습니다. 현재 발전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을 없애면 석탄 발전을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석탄 발전은 이미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황산 가스와 산성비 등 더 많은 환경 문제를 일으킵니다. 원자력은 석탄에 비하면 아주 깨끗합니다." -저항과 반발도 만만치 않은데 혹시 후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일에 참여한 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가가 어려울 때 방관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것은 교수로서 당연한 자세가 아니겠습니까." 정리=임미진 기자 *** 강창순 교수는 지난 33년 동안 방사선의 측정.차단 및 환경.인체에 미치는 영향 평가, 방사성폐기물 처리 등 방사선 이용에 따른 안전문제를 연구해 왔다. 이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국제원자력안전위원회(INSAG)'' 위원으로 위촉됐다. ▶ 1943년 경북 청송 출생▶ 경기고▶ 서울대 원자력공학 학사▶ 미국 MIT 원자핵공학 박사▶ 미국 United Engineers Constructor Inc. 방사능프로젝트팀장.핵계통실무팀장^대우엔지니어링 상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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