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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안면도가 죽어간다…‘해안보호’ 옹벽이 되레 환경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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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 1,618
    • 등록일자 : 2004.03.10
  • 바닷가 모래언덕(해안사구)의 보고인 충남 태안군 안면도가 신음하고 있다.

    해안을 보호한다며 쌓은 옹벽이 폭격을 맞은 것처럼 처참하게 무너져 오히려 해안을 황폐화하고 있고 옹벽 앞의 모래는 바다로 쓸려나가 백사장이 자갈밭으로 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안 복원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옹벽을 하루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폭격 맞은 옹벽=지난달 29일 오전 태안군 장곡리 운여해수욕장 입구. ‘맑은 물 푸른 숲 시원한 바다’란 푯말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해수욕장 안으로 들어서자 ‘시원한 바다’는 없었다. 처참하게 부서져 내린 옹벽만이 백사장을 따라 400m가량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전쟁의 상흔처럼 보였다.

    어른 키 높이의 옹벽은 외벽이 산산조각이 나 시커먼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옹벽 내부에 박혀 있던 거대한 암석만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백사장에서 하얀 모래를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공사현황을 표시해 둔 머릿돌도 파도에 쓸려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해안 살리기 네트워크’의 석동일(石東一) 대표는 “전국 해안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참혹한 광경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옹벽을 누가 언제 쌓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며 “2001년 태풍으로 옹벽에 균열이 생겼는데 당시 예산이 부족해 일부만 복구한 것이 붕괴의 원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옹벽은 수십년 전 백사장 뒤편 모래언덕에서 이뤄진 규사채취 현장을 파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갈밭으로 변한 백사장=국립공원관리공단 태안해안사무소에 따르면 해안사구는 전국에 모두 133곳이 있다. 이 가운데 충남에 31%인 42곳이 있으며 특히 안면도를 포함한 태안지역에 30곳이 집중돼 있다. 태안지역 사구의 총면적은 150여만평에 이른다.

    그러나 안면도의 경우 운여, 꽃지, 백사장해수욕장 등 모두 6곳에 옹벽이 설치되면서 모래 침식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해안사구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대나무펜스 옆으로 하얀 모래가 수북이 쌓여 있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 삼봉해수욕장.


    서울대 지리학과 유근배(柳根培) 교수는 “1960, 70년대 꽃지해수욕장 백사장 뒤편(현재 꽃박람회장 터)에는 전국 최대 규모인 30m 높이의 모래언덕이 있었다”며 “그러나 수년간의 규사 채취와 옹벽 설치 이후 현재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흰색 모래로 유명했던 꽃지해수욕장의 백사장은 검은 모래밭으로 변했다.

    서로 맞닿아 있는 백사장해수욕장과 삼봉해수욕장은 옹벽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97년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길이 1.2km의 옹벽이 세워진 백사장해수욕장은 검은 자갈이 해안을 뒤덮고 있는 반면 2002년부터 모래를 보호하기 위해 사구 앞에 대나무펜스를 설치한 삼봉해수욕장에는 하얀 모래가 수북이 쌓여 있다.

    ▽어떻게 되살리나=해안사구는 태풍이나 해일 등의 재해를 막아주는 자연방파제다. 또 민물을 보호해 식수를 제공하는 물탱크 역할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래언덕이 훼손될 경우 자연재해의 피해는 커지고 수질과 토양이 오염된다.

    유 교수는 “안면도의 경우 바다 속에 모래언덕이 많아 옹벽만 뜯어내면 금세 해안에 모래가 쌓일 수 있다”며 “매년 옹벽 복원공사에 수억원을 들이기보다는 해체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안군은 이달 1억원의 예산을 들여 운여해수욕장 옹벽 약 100m 구간을 우선 철거하기로 하고 용역에 들어갔다.

    안면도=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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