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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0305]'생태 오아시스' 砂丘를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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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 1,562
    • 등록일자 : 2004.03.05
  • 한국 내셔널 트러스트의 태안 신두리 지키기 건축자재용 모래를 바다에서 채취하기 시작한 지가 이미 오래다. 무작정 긁어가다간 바닷가 모래밭이나 모래 언덕이 사라질 수도 있다. 충남 태안군 신두리의 해안사구(砂丘)도 자칫 살벌한 골재 채취장으로 전락할 뻔했다. 그러나 지역주민과 시민단체의 보존운동 덕분에 전국에서 유일한 해안사구로 살아남는 데 성공했다. 신두리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살펴본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를 빠져나와 다시 한 시간 더 서쪽으로 달려 바닷가에 닿으면 사막과 초원이 어우러진 80만평의 광활한 모래 언덕을 만난다. 바람과 모래가 약 1만5000년에 걸쳐 만들어 낸 신두리 해안사구다. 사구란 파도에 밀려온 모래가 바람에 육지 쪽으로 날아가 낮은 언덕 모양으로 쌓인 모래지형이다. 사단법인 한국 내셔널 트러스트는 발족 당시인 2000년 초부터 지금까지 이곳의 보존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내셔널 트러스트란 소유자의 자발적 기부나 모금운동으로 보존지역을 사들인 뒤 자연자원을 관리하는 시민운동. 정부가 특정 지역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하는 것과 달리 사유재산 침해 논란을 피할 수 있다. 2000년 출범 당시 보존지역을 물색하던 이 단체는 한국 최대의 해안사구에 전원주택 단지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했다. 모금운동으로 이 땅 전체를 매입하기에는 이미 시일이 촉박했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문화재청에 보호구역 지정을 촉구한 끝에 2001년 11월 전체 사구 80만평 중 30만평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를 받도록 만들었다. 신두리에는 초종용과 해당화 등 286종의 초목이 자라고 있다. 또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동물인 맹꽁이와 금개구리,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등도 살고 있어 생태적 가치가 우수한 곳이다. 내셔널 트러스트의 거듭된 노력으로 사구의 천연기념물 지정에 이어 2만5천평의 두웅습지가 환경부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또 천연기념물과 인접한 바다 0. 64㎢는 해양수산부에서 해양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국내에서 3개 부처가 이렇게 겹겹이 보호하는 지역도 드물다. 그러나 신두리마저 지금 개발 열풍에 신음하고 있다. 사구 남쪽의 거의 모든 지역은 각종 펜션과 민박집.횟집 등이 들어서면서 훼손된 상태다. 사구에 건물을 지으면 모래가 들고 나는 것을 막아 사구가 성장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론 해수욕장으로서의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다. 또 유기물의 공급을 막아 어족자원이 고갈될 수도 있다. 게다가 북쪽 천연기념물 지역 주변 500m가량(약 10만평)은 천연기념물 보호를 위한 ''행위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는데도 이곳에 골프장.위락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골프장의 농약 등 유해물질이 유입돼 남쪽의 보존노력 또한 물거품이 된다. 이에 맞서 지역주민들과 학자.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이곳을 보존지역으로 지정하도록 촉구했다. 또 생태탐방 캠프, 골프장 반대 탄원서 제출, 쓰레기 수거 등 이곳을 지키기 위해 4년째 고군분투하고 있다. "여기는 오지나 다름없는 곳이고 사람들은 대대손손 농어업에 종사했습니다. 주로 굴 양식을 하는데 겨울 한철 일해 3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낼 정도입니다. " 신두리의 5대 토박이 김태훈(39.포클레인 업체 운영)씨는 비슷한 자연조건의 김포지역에 골프장이 들어서 기형 물고기가 잡히거나 굴이 폐사했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많다. 그는 지역주민들의 의견도 듣지 않은 채 지자체와 골프장 건설사끼리만 이 문제를 진행하고 있다는 데 특히 분개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구에서 태안을 스물다섯 차례나 다녀갔을 정도로 해안사구 보존에 ''미친'' 사람도 있다. 서종철(38) 대구 가톨릭대 교수는 "대학생이던 1986년 은사를 따라 신두리에 처음 답사를 갔다가 이국의 사막에 온 느낌을 받았다"며 "그때 기회가 되면 신두리를 연구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6년 뒤 서교수는 신두리 연구로 국내 유일의 해안사구 박사가 됐다. 그는 "신두리 80만평 중 절반 정도만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며 "나머지 부분도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시스템 전체가 깨진다"고 안타까워했다. 내셔널 트러스트의 김금호 부장은 "해안사구는 해안과 육지 사이의 모래를 교환하는데 이것은 서로 영양소를 교환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안사구는 또 해안선 침식과 해수면 상승에 의한 피해를 막아 농경지와 촌락을 보호한다. 그뿐이 아니다. 사구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 지하수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해안사구가 희귀 동.식물의 서식처며 전형적인 생태관광지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내셔널 트러스트 조성집 사무처장은 "일본 정부는 돗토리(鳥取)사구를 55년 천연기념물로, 6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매년 제초작업을 하는 등보존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최근 상세한 설명과 컬러 사진이 들어간 ''신두리 해안사구''라는 203쪽 분량의 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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