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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례0211]민주지산 계곡 물고기는 다 어디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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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 2,093
    • 등록일자 : 2004.02.11
  • △ 우리나라에서 가장 희귀한 물고기의 하나인 감돌고기가 살던 전북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 계곡이 수해복구공사를 한다며 바닥을 쳐내고 직강화시키는 바람에 물고기 한 마리 없는 황무지가 됐다. 전국 곳곳의 빼어난 계곡들에서도 이런 마구잡이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멸종위기종인 감돌고기 서식지인 전북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 바닥에 깔린 모래와 자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전형적 산간계류가 흐르고 있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물고기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여기만이 아니다. 충북 영동군 상촌면, 경북 김천시 부항면의 최상류에서도 물고기들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들은 모두 전북·충북·경북도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민주지산(해발 1241m)에서 발원하는 하천들이다. 중부지방에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민주지산 계곡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국립환경원 채병수박사 보고서

    국립환경연구원 생태조사단 채병수 박사는 지난해 7월과 10월 민주지산 일대의 어류실태 조사에서 어류 서식지가 거의 괴멸상태에 빠진 것을 발견했다. 채 박사는 그 원인을 2년째 되풀이된 홍수와 더욱 치명적인 것으로, 당국의 마구잡이 수해복구공사에서 찾았다. 채 박사는 이런 내용을 지난 5일 전북대학교 생물다양성 연구소 주최로 열린 ‘우리나라의 절멸위기에 있는 야생생물종 보존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호박돌과 암석, 자갈이 많고 여울지대가 짧게 반복되는 산간계류 18곳에서 이뤄졌다. 모두 12종의 물고기가 채집됐는데, 놀랍게도 4곳에서는 단 한마리의 물고기도 발견하지 못했고 8곳에선 한 종만을 확인했다. 같은 지역을 전북대 김익수 교수팀이 지난 1993년 조사했을 때는 버들치, 갈겨니, 돌고기, 참종개 등 19종의 물고기가 나왔다. 또 같은 지역에서 수행한 채 박사의 97년 조사에서는 22종이 발견됐다.

    무주 남대천 상류인 소천리는 극적인 예다. 지난 72년, 93년, 97년의 조사 때마다 13~15종이 보고됐다. 쉬리, 칼납자루, 갈겨니, 돌고기, 참종개 등이 많았고 무엇보다 멸종위기종인 감돌고기가 조사 때마다 출현했다. 그렇지만 이번 조사에서 감돌고기는커녕 물고기가 아예 사라졌다. 물고기 급감현상은 이밖에 전북 무주군 설천면 대불리, 충북 영동군 용화면 조동리, 상촌면 상도대리와 하도대리, 경북 김천시 부항면 어전리 등에서도 나타났다.<그림 참조>

    어류 서식처 거의 사라졌다

    이 지역은 모두 지난 이태 동안 홍수피해를 겪어 대대적 수해복구공사가 벌어진 곳이다. 채 박사는 “공사를 하면서 굴삭기와 불도저가 들어가 하상을 완전히 밀어버려 어류 서식처가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감돌고기는 바닥에 자갈이 많이 깔리고 맑은 물이 흐르는 여울에 산다. 바닥을 고르게 닦아놓은 곳에선 살 수가 없다. 과거 출현기록이 있던 네 지점 모두에서 이번에 감돌고기는 사라진 것은 이 때문이다.

    마구잡이로 콘크리트…콘크리트

    흥미로운 것은 마찬가지로 하천개수공사가 벌어진 충북 영동군 용화면 월전리에서 어종이 전혀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공사구간 상하류의 생태계가 유지된 상태에서 부분적으로만 공사가 시행돼 물고기가 피난했다가 공사 뒤 돌아올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생태계를 배려한 하천공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상자기사 참조>

    마구잡이 하천개수공사는 민주지산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도시마다 돈을 들여 자연형 하천을 만드는 운동이 활발하지만, 자연이 풍부하던 지방의 하천들은 수해방지나 복구를 이유로 바닥을 평탄하게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는 공사가 마구잡이로 벌어지고 있다. 민통선 안에 있는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마현리 일대 김화 남대천은 하천 바닥에서 들어낸 호박돌로 돌망태를 쌓고 그 위에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아 하천과 주변 생태계를 철저히 단절시켜 놓았다. 소양호로 흐르는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천도리의 인북천도 도로를 만들듯 강 바닥을 고르게 만들고 돌을 들어내 삭막한 모습이 됐다. 과거 육지와 연결됐던 증거인 쉬리와 꺽저기가 살던 경남 거제시 동부면 산양리를 흐르는 산양천도 자연형에서 ‘도시형’으로 바뀌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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