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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02.27] 숨통막힌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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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자 : 2004.02.27
  • 청계천 복원은 자연하천을 되살리는 일이다. 하지만 서울시 계획대로라면 청계천은 자연하천이 아니라, 펌프로 물을 끌어다 흘리고 조경시설을 아기자기하게 꾸민 초대형 ‘어항’이 될 것이라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4일 청계천 복원 실시설계 심의에 참석했던 ‘청계천복원 시민위원회’(시민위) 위원들은 “지난해 6월 기본계획이 나왔을 때부터 생태·환경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지만, 서울시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시민위원들과 환경단체들은 “무엇보다도 발원지에서 나오는 지천들을 복원해 청계천과 연결해야 생태계가 이어져 자연하천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청계천 물길이 시작되는 곳은 인왕산에서 나오는 백운동천(2.2㎞)과 북악산에서 시작된 중학천(2.4㎞)이다. 현재 두 하천은 아스팔트로 덮여 도로로 쓰이고 있고, 물은 하수도로 흘러 나간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들 두 지천의 복원에 대해 “학술용역을 맡겨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대답만 내놓고 있다.

    또 실시설계안을 보면 1~2공구(태평로 동아일보사 앞에서 황학동 구간)엔 나무 한 그루 심지 않는다. 시민위 자연환경분과는 “나무가 없으면 물고기들이 알을 낳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이 없고, 물에서 서식하는 곤충들도 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서울시는 청계천을 곡선이 거의 없는 직선으로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물이 직선으로 흐르면 하천의 유속과 깊이가 엇비슷하게 돼, 다양한 생물들이 살기 어렵다. 이철재 서울환경연합 환경정책국장은 “하천 옆 둔치의 너비를 다르게 하면 자연스레 물길이 곡선으로 날 수 있는데도, 시는 사람들의 접근 편리성만 들어 직선을 고집한다”고 말했다.

    하천 양옆에 조성될 둔치도 생물들이 쉴 공간이 되지 못한다. 서울시가 전체 구간을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로 연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점도 지난해 6월 청계천 기본계획이 작성됐을 때부터 시민위 자연환경분과와 환경단체들이 줄곧 주장했지만, 서울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병욱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한마디로 붕어나 잉어처럼 생명력이 강한 생물이 아니면 청계천에서 살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둔치에 의자 등 인공 조형물을 많이 설치하는 데 대해서도 “큰 비가 오면 모두 쓸려내려가 유지비용만 많이 들어갈 것”이라며 “여의도 밤섬처럼 홍수가 나도 뽑히지 않는 나무들을 심어야 자연하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생태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실시설계안까지 만들자, 환경운동연합은 “인공하천 냄새가 물씬 나는 지금 서울시 안과 환경·생태 차원에서 접근한 자연하천 안을 놓고 서울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겠다”며 26일 전담팀까지 꾸렸다. 그러나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공사는 ‘역사’와 ‘자연’ 둘 다 외면한 채 줄달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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