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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0127]"삼보일배 환경운동 유럽·美서도 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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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자 : 2004.01.26
  • 수경 스님과 이주향 교수가 25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갯벌과 생명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김주성기자  
    새만금 갯벌을 살리려고 지난해 삼보일배(三步一拜) 고행을 했던 수경(收耕ㆍ56) 스님이 영국 청소년 환경운동단체의 초청으로 27일~내달 3일 영국을 방문한다. 외신으로 접한 삼보일배에 크게 감명한 영국 중고생들이 쌈지 돈을 모아 스님의 초청 비용을 댔다.

    환경운동의 한국적 모형을 환경선진국 유럽에 설파할 수경 스님을 수원대 인문학부 이주향 교수가 25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만나 보았다. 수경 스님의 영국방문기간인 2월2일 때마침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유럽 각국과 미국에서 삼배일배 행사가 동시에 펼쳐진다./편집자주

    대담자 : 이주향 수원대 교수

    <30년을 오롯하게 참선 수행만 하던 수경스님이 어느 날 기척도 없이 산문을 열고 나와 4년, 엄청난 파문을 만들고 있다. 누구는 그를 존경한다고 했고, 누구는 무섭다고 했으며, 누구는 타고난 감각의 소유자라고 했지만, 내가 본 그는 엄숙하되 무게 잡지 않고, 치열하되 편파적이지 않고, 중심이 있으되 고집스럽지 않았다.>

    _삼보일배 하시느라 무릎이 많이 망가졌다고 들었습니다.

    “망가진 게 아니라 흩어지는 겁니다. 나이가 들어가니까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로 이루어진 육신이 자꾸 구름 흩어지듯 흩어지려고 하네요. 아픈 것도 인연 따라 가는 거니까 호들갑 떨 필요 있나요, 도반(道伴ㆍ친구)처럼 받아들이는 거지요.”

    _어디로, 왜 가시는 겁니까?

    “일단 영국으로 가고... 돈이라고 다 같은 돈이 아닌데, 영국의 중고등학생들이 코 묻은 돈을 모아 초청을 했어요. 삼보일배 정신도 배우고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도 하고 싶대요.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녀올 생각입니다.”

    _세계 습지의 날, 유럽과 미국에서 동시에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나는 영국에서 하고,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미국에서도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를 한다고 들었어요.”

    _새만금 생태계가 국제적인 환경문제의 초점인 모양입니다.

    “세계일화(世界一花)란 말 아십니까? 우주 전체가 한 생명인데, 생태에 무슨 국경이 있겠소. 새만금을 살려야 한다고 88개국에서 1만1,600통의 편지를 보내왔는데 그 소중한 편지들도 주영 한국대사관에 전달할 계획이오.”

    _백인우월주의로 꽉 찬 그들이 동양의 선사를 초청한 걸 보면, 동양적 전통이 가진 깊고 묘한 힘을 이제서야 알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서양에서 일어나는 운동의 힘의 원천에는 저항이 있지요? 저항은 분명히 세상을 바꾸는 무서운 힘이요. 그러나 그보다 더 큰 힘이 있어요. 저항을 좋아했던 앙드레 말로도 말년에는, 21세기는 영성의 시대가 될 거라고, 그렇지 않으면 21세기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했지요.”

    _저항의 전통은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가까운 현대사에서 4ㆍ19와 6ㆍ29는 저항의 관점에서 위대한 활력입니다. 삼보일배에는 그 활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저항력이 있는데, 그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삼보일배는 저항의 논리는 아닙니다. ‘나’를 응시하고 성찰하는 의례인 거지요. 절을 한다는 것은 낮아진다는 것인데... 들떠 있을 때, 미움을 품고 욕망을 쫓아다닐 때 안보이던 것이 낮아지면 보이지요. 궁극적으로는 ‘나’를 돌아보는 겁니다. 내 마음속의 탐욕과 분노와 그로 인해 생기는 어리석음을 보는 거지요.”

    _세 번 걷고 한번 절하는 이유는 바로...

    “한 걸음 떼며 내 안에서 풍선처럼 부풀어 있는 탐심(탐욕)을 응시하고, 또 한 걸음 떼며 내 안에서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는 진심(분노ㆍ화)을 성찰하고, 또 한 걸음 떼며 욕망과 화를 어찌할 줄 모르는 내 어리석음을 돌아보는 거지요. 현대에 사는 우리는 경제가 전부인 줄 너무 각박하고, 너무 들떠 있고, 쫓고 쫓기느라 긴장과 불안을 품고 살고 있어요.

    그게 고통인 건데, 고통을 받고 있는 줄도 모르니 고통이 반복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 문제가 해결되는 줄 아는데, 아닙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사람은 좀처럼 바뀌지 않아요. 그렇지만 내가 바뀌면 세상은 분명히 달라져요.”

    _내 안의 욕심을 버리면... 됩니까?

    “욕심을 버리려 애쓴다고 욕심이 버려지나! 욕심을 버리라는 말로 욕심이 버려지지 않아요. 차라리 내 안의 욕심을 응시하는 거지요. 그러면 맹목적으로 달려가기만 했던 욕망의 문맥이 보이게 됩니다. 자각하는 겁니다. 몸 안에서 몸을 응시하고 느낌 안에서 느낌을 응시하면서 응시하고 있는 그놈을 찾는 거지요.”

    _삼보일배 하실 때 묵언(침묵)을 하셨습니다.

    “원래 정진할 때는 말이 장애이지요. 어느 정도가 되기 전까지는 말이 기도하는 마음을 방해해요. 마음을 챙겨보면 알아요. 우주 전체가 한 생명이며 한 몸이거든. 인간만 해도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를 잠시 빌려서 쓰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려줘야 하는 거잖소. 그러니 어찌 자연과 인간이 둘이겠소. 마음이 어두워지니까 너는 너, 나는 내가 된 겁니다. 당연히 다른 생명을 난도질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무감각한 존재가 된 거지요. 진정한 환경운동은 나와 자연이 둘이 아니고, 나와 네가 남남일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거지요.”

    _새만금,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거대한 갯벌입니다. 1억2,000만평이나 되는 세계 5대 갯벌인데, 희망은 있는 겁니까?

    “우리 안에 희망이 있으면 새만금에도 희망이 있고, 우리 안에 희망이 없으면 새만금에도 없는 겁니다. 그러나 포기는 안 해요. 후보 시절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는데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습디다.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해양수산부 장관을 해서 잘 압니다, 새만금 문제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총체적으로 집약되어 있는 거니까 풀어내겠습니다.’”

    _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라고 하면 무엇을 이르는 거지요?

    “건설 이익을 얻는 대기업과, 그들과 관련된 정치인, 그리고 관료들의 유착!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태를 배제한 개발마인드!”

    _노무현 대통령이 풀어낼 수 있을까요?

    “풀어내야죠. 대통령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우리가 풀어내게 해야죠. 일을 해보니까 뭐가 큰 문제인지 알겠습디다. 개발논리로 만들어진 제도적 장치, 개발논리에 익숙한 관료, 그리고 그런 논리에 편승하고 있는 언론, 그게 문제입니다.”

    _어떻게 해야 할까요?

    “21세기는 생태가 절박한 시대인데, 환경부를 키워야 해요. 지금 환경부는 환경부가 아니예요, 건설부 환경과죠. 건설부가 하는 일을 정당화해주는 요식부서 같단 말입니다. 환경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시켜야 해요. 예를 들면 수자원공사가 건설부 산하라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러니 자꾸 예산 따서 댐 공사나 하려고 하지. 환경부로 이관해야 합니다. 그러면 맑은 물에 신경 쓸 거 아닌가요. 진짜 수자원공사가 되는 거지요.”

    _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움 풍경은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풍경이라는 노랫말이 생각이 나네요.

    “권력이 보이면 사람이 안 보입니다. 돈이 보이면 자연이 안보이는 법이죠. 사람을 보고 자연을 봐야만 돈의 길도 보이고 권력의 길도 보입니다. 그게 아름다움 풍경이죠. 한 생명이 살아가는 것이 만 생명의 은혜인데, 그걸 보는 마음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인 겁니다. 사실 새만금이 문제가 아니고, 내 안의 새만금이 문제입니다. 문제는 바로 ‘나’입니다. 나를 돌이켜 반추하지 못하면 가진 게 많아도 소용 없어요. 그게 천길 만길 낭떠러지, 가시밭길이죠. 탐하고 미워하고...자승자박이 되어 애를 먹는 거지요. 그 마음 한번 챙겨보세요.”

    <그는 조고각하(照顧脚下), 순간순간 자신을 살피라고 했다. 자기를 돌아보지 않으면 생은 자승자박이라고. 스스로의 번뇌망상으로 가시밭길을 만들면서도 그게 망상인 줄 모르고 실체인 줄 허우적거린다고. 그렇게 오랫동안 말을 했는데도 조용하고 묵직하게 느껴지는 그를 보며 문득, 그의 스승 송담 큰스님의 게송이 떠올랐다. 봄을 찾아 동쪽으로 가지 마라, 너희집 서쪽 뜨락 눈 속에 이미 매화가 피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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